21년만에 강력한 태양발(發) 폭풍이 발생해 지구를 덮치고 있다.
10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우주기상예측센터(SWPC)에 따르면 ‘극한’ 수준의 G5단계 지자기 폭풍이 지구에 도달했다. 지자기 폭풍이란 지구 자기장에 발생하는 혼란을 뜻한다. 강도가 G1부터 G5까지 다섯 단계로 구분되며, G5가 가장 강력한 수준이다. 당초 SWPC는 ‘매우 드문’ 단계의 G4급 지자기 폭풍을 예고, 경보를 발령했으나 이날 오후 G5수준으로 강도를 상향했다. NOAA는 오는 12일까지 지자기 폭풍의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지자기 폭풍의 원인은 지난 8일부터 태양의 대형 흑점에서 일어난 수차례 강력한 폭발로 알려졌다. 태양 활동은 약 11.2년을 주기로 흑점의 수가 늘어났다가 줄어드는 극대기와 극소기를 반복한다. 올해는 흑점 수가 늘어나는 극대기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되는 시기로, 폭발 확률도 높다. 태양 흑점이 폭발하면 코로나 대량 방출(CME)이 일어나는데, CME가 지구를 향할 경우 지자기 폭풍을 일으킨다. NOAA는 최근 태양에서 최소 7번의 CME를 관찰했다고 밝혔다.
지자기 폭풍은 통신, 전력망, 내비게이션, 라디오 및 위성 등의 작동을 방해할 수 있다. 특히 2003년 이후 21년만에 발생한 강력한 G5 등급의 지자기 폭풍으로 세계 곳곳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03년 10월 지자기 폭풍 발생 당시 스웨덴에서는 정전이 발생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변압기가 파손됐다. 백악관 관계자는 “NOAA는 인프라 시스템 운영자에게 잠재적인 위험을 통보하여 필요한 완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며 “사이버보안 및 인프라 보안국과 기타 부문 위험 관리 기관들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태양 폭풍으로 세계 곳곳에서 오로라 목격담도 늘고 있다. 오로라는 태양풍의 일부가 지구 자기장 안으로 들어와 대기와 충돌하며 빛을 내는 현상이다. 주로 북극권 등 고위도 지역 상공에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인데, 강력한 태양 폭발로 상대적으로 낮은 위도에서도 관측 가능성이 커졌다. CNN은 이번 지자기 폭풍으로 기존 오로라 관측 가능 지역이었던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고위도 지역과 함께 미국 남부에서도 관측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과 칠레, 아르헨티나 등에서도 오로라 목격담이 쏟아졌다.